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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시집 소개] 《몽상과 거울》-양안다

by young poet 2024.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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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알라딘]

 

 

 

 

 

 

 

이번에 소개할 시집은 양안다 시인의 《몽상과 거울》이라는 시집입니다.

양안다 시인은 2014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천사를 거부하는 우울한 연인에게》, 세계의 끝에서 우리는》 등 시집과 책을 써냈습니다.

 

 

이 시집은 인간의 불완전함을 '거울'이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안쪽과 바깥쪽의 겹쳐지는 면을 담아낸 시집 같았습니다.

 

 

 

 

시 소개에 앞서 시인의 말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어느 날, 나는 밤 산책을 나섰다.
"금방 다녀올게. 기다리고 있어."
그러나 밤 산책은 700일이 더 지나고 나서야 끝이 났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 거울 밖에서 내가 물었다.
거울 안에는 우리들이 있었다.
대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골목을 걸으면 그림자가 여러 갈래로 갈라졌다.
두고 온 마음이란 무엇일까.
거울 속으로 초대할게.

-2023년 11월
양안다-

 

거울 속 이면의 고독과 상실 그리고 인간 존재의 복잡성을 표현해 줍니다. 또한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여운을 담아낸 시인의 말 같았습니다. 

 

 

 

 

그다음으로 인상 깊었던 시를 몇 편 소개해 보겠습니다.

밤새 뒤척이다가.......
내 몸에 영혼이 없다고 생각했다.
신에게 팔다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잠을 뺏어가는 주머니 같은 것. 바닷속에 숨다가 익사한
깃털 같은 것.
노래를 부르다가
노래를 부르다가
망상은 양해를 구하지 않아도 괜찮지.
어젯밤에 만든 이야기를 너에게 들려주고 싶구나.

「꿈 일기」 

 

이 시는 고독과 존재의 불안정함 그리고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되돌아보게 해주며, 꿈속에서도 이야기를 꾸며낸다는 것을 담아낸 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다음으로 인상 깊었던 시는

생각해보면 영혼은 춤추기를 사랑하였다.
생각해보면 영혼은 죽는 것을 사랑하였다.
나의 친구들은 
세상 모든 단어들을
목련잎에 적어 날리기 시작했다.
춤: 그것은 몸부림으로, 발작과 유사하다.
빛의 속도: 그동안 우리는 이것을 철저한 오해 속에서 다
루었다
영원: 두꺼운 폭설을 덮고 잠드는 것.
영혼: 그냥 죽고 싶어.
그러나 내가 목련잎에 적은 유서가
누군가에게 읽히는 일은 없었다: 나약한 자든 영특한 자
든 빈곤한 자든 폭설 앞에서는 평등합니다. 

「목련 경전」 

 

이 시는 인간 존재의 '영원'과 '영혼',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내 줍니다. 또한 언어와 표현의 한계를 인식하고 결국 모든 존재가 죽음이라는 공통된 운명 앞에서 평등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시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시는 

나는 꿈속에서 쫓겨난 사람이구나.
밀물에 떠내려온 유리병처럼....... 육체가 망가지도록
춤출 때마다
나의 영혼은 병 속의 편지처럼 떨고 있었습니다.
지난 애인이 실종되었다는 소문을 들었지요.
병든 새들이 끊임없이 지저귀는 소리.
날개도 없이 슬픔을 느끼는 시간입니다. 

(.....)

「악보가 육체라면, 음악이 영혼이라면」 

 

이 시는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느끼는 고립과 슬픔을 표현하며, 자신의 감정이 외부와 단절된 채로 존재하는 고통을 드러내는 시라고 생각했습니다. 

 

 

양안다 시인의 《몽상과 거울》이라는 이 시집은 독특한 상상력과 깊은 감성을 담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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