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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시집 소개] 《모래비가 내리는 모래 서점》-문보영

by young poet 2024.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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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알라딘]

 

 

 

 

이번에 소개할 시집은 문보영 시인의 《모래비가 내리는 모래 서점》이라는 시집입니다. 

문보영 시인은 2016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으며, 《책기둥》, 《배틀그라운드》, 《일기시대》, 《불안해서 오늘도 버렸습니다》 등 많은 시집과 책을 써냈습니다. 

 

이 시집은 상상력의 경계를 허물고, 현대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문장들로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며, 산뜻한 발걸음으로 다가오는 시집 같았습니다. 

 

 

 

 

시인의 말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아직 잠들 마
우리는 현실을 사냥해야 해

-2023년 6월 
문보영-

 

짧지만 강렬하게 다가왔던 '시인의 말'이었습니다.

 

 

 

 

그다음으로 좋았던 시를 몇 편 소개해 보겠습니다. 

있잖아, 지금부터 내가 지어낼 세상에는 난방이라는 개
념이 없어.

실내 온도를 좀 높일까요?

이런 말은 아무도 하지 않아. 대신 사람들은 방한 나무에
의지하지. 방한 나무는 스스로 엄청난 열을 내. 이 나무는
실내에서는 자랄 수 없고 길바닥에서 살아야 해. 실내에서
키우면 자살해버리거든. 온기가 필요한 인간은 나무 앞에
......

인간을 껴안고 있을 때 방한 나무가 하는 상상:

지구가 갑자기 자전을 멈추면
존재들은 
허공을 향해 쏟아진다
비가 내리고 있다

「방한 나무」 

 

이 시는 상상을 통해 '방한 나무'와 '인간' 사이의 독특한 관계를 만들고, 인간과 자연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변화와 혼란 속에서도 자연의 법칙이 작용하고 있음을 나타낸 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다음으로 소개할 시는 

물이

​무릎까지

솟아올랐다​

꺼진다​

분수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 나뿐이어서​

내가 분수를 보지 않으면​

분수는 낭비된다

​물속에 희미한 빛이 있다

​네가 낭비되지 않도록 너를 가만히 바라본다​

떠나며 뒤돌아본다

​수압이 강하여 부상의 우려가 있으니 접촉하지 마세요

​분수에서 나오는 물을 마시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이런 말은

​작별인사나​

안부 인사로 어떤가​

우거진 길을 걸어나가

​호두나무를 지나가​

나무가 굽이쳐​

썩게 놔두기로 한다​

지나간 곳을 다시 지나가는 것은​

일종의 복습이다​

분수가 더이상 나를 보고 있지 않으므로

​나도 얼마간 낭비되고 있다

「손실」 

 

이 시는 '물'과 '분수'를 통해 낭비되고 있는 것을 표현하며, 감정적 거리감과 이별의 과정이 반복되고, 손실되고 있음을 나타내줍니다. 또한, 자연과 감정의 흐름 속에서 쉽게 손실되고 있는 것을 담아낸 시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시는 

"잘못 거셨어요."
제인은
이 말이 하고 싶어서
매일 밤
전화를 기다렸다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간다

폭발음과 함께 남은 삶이 진행되었다

꿈을 꾸는 동안에도 나는 바깥의 나와 맞물린다

「시인의 말」 

 

이 시는 꿈과 현실이 맞물리는 제인의 내면적 갈등이 외부 세계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며, 내면적인 탐색과 그로 인한 변화를 잘 담아낸 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시인의 말'이 시가 시작되기 전, 표지 바로 뒤에 쓰여 있는 '시인의 말'이 아니라 한 편의 시로써 창작되어서 재밌게 다가왔습니다. 

 

 

문보영 시인의 《모래비가 내리는 모래 서점》은 독창적인 상상력과 감각적 이미지로 가득 차 있으며, 일상적인 개념을 비틀어 새로운 시적 세계를 창조하는 능력을 보여줍니다. 익숙함을 넘어서 비현실적이고, 신비로운 상상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전달해 주는 시집이기 때문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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