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알라딘]
이번에 소개할 시집은 유이우 시인의 《내가 정말이라면》이라는 시집입니다.
유이우 시인은 2014년 중앙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내가 정말이라면》 시집을 써냈습니다.
이 시집은 한발 물러서서 풍경을 관조하는 시각에서 출발합니다. 기발한 언어적 상상력이 돋보이고, '내가 정말이라면' 삶을 사는 동안 정말로 나다웠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해준 시집입니다.
그다음으로 시인의 말을 살펴보겠습니다.
버드나무를 좋아한다. 그렇지만 나는 아무리 손을 뻗어
도 그 흔들림을 다 만져볼 수가 없다. 만지는 것은 그에게
실례가 될 것이다. 손이 닿으면 나무는 멈추게 된다.
시가 시에게 가도록 사람이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2019년 7월
유이우-
시가 가진 자연스러운 흐름을 방해하지 말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담고 있는 시인의 말 같았습니다.
좋았던 시를 몇 편 소개하겠습니다.
계속 튕기고 있었다
공은 꿈이 없나봐
아이는 다른 사람인 듯 자신을 여겼다
이름표에는 칸이 늘 모자랐다
아이가 미쳐가는 속도로 꽃이 피었다
이름이 아주 긴 아이라서
꽃들은 그의 이름을 불러 그것을 멈추게 할 수 없었다
구르던 공을 튕기면
어제보다 큰 기차 소리와
가수면 상태에서의 애수
어김없이 다카포
다음엔 흰 꿩
계속 튕기고 있었다
모든 여름이 거기에 있었다
「그 자신의 여름」
이 시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시인은 '공'이라는 사물을 중심으로 아이의 내면세계와 그와 얽힌 다양한 감정, 경험들을 펼쳐 보여줍니다. 시 전체적으로는 모호한 이미지와 상징이 겹쳐져서 이를 통해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다음으로 소개할 시는
액자가 가까이 왔다
계절이 쌓여가는 지붕 아래
블라인드는 다 보았다
눈썹처럼
만지지 않으면 딱딱한 사람들을
등불 같은 일들이
거리를 낮게 지나가는 것을
개가 그러하듯이
참을 수 없는 문틈으로
조금 더 나와보는 것들이
젖지 않도록
벽은 다 보여줘버린다
그리고 흰색처럼 숨어 있다
「침묵에 대하여」
이 시는 일상 속에서 드러나는 감정과 사물들의 미묘한 상호작용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과 복잡한 감정을 담아냅니다. 또한, 사물과 풍경을 통해 내면의 감정을 섬세하게 드러내어 주는 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특히 '벽은 다 보여줘 버린다 / 그리고 흰색처럼 숨어 있다' 문장 표현이 낯설게 다가왔기 때문에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시는
나는 점처럼 걸어서
사람이 되어간다
그날이 그날 같은 물결 때문에
그 사람처럼 바라본다면
바다를 건너고 싶은 얼굴
개미가 나를 발견할 때까지
구하고 싶은
어떤
소용돌이 속에서
내가 정말이라면
「모래」
이 시는 작은 점에서부터 사람으로 변화해 가는 과정 속에서 일상의 반복성 속에 숨겨진 자유와 존재에 대한 갈망을 탐구합니다. 혼란스러운 소용돌이 속에서도 자신만의 진실과 정체성을 찾고자 합니다. 그리고 '내가 정말이라면'이라는 근본적인 말을 통해 여운을 남겨주는 시라고 생각했습니다.
유이우 시인의 《내가 정말이라면》이라는 시집은 세상의 풍경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언어적 상상력이 돋보이고, '내가 정말이라면' 적어도 삶을 살아가는 동안 나다워지고 싶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시집이기 때문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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